2009년 06월 15일
갑갑해서 한 마디 합니다.
어디선가 했던 말인데, 광장을 막아놓은 저 장엄한 차벽을 보고 있으면 왕년의 통선대나 돌격대 쯤이 멋지게 까부셔서 뒤집어놓으면 속이 시원하겠다는 생각이 가끔 들긴 들지요. 헌데 문제는 바로 그런 '돌격정신' 때문에 학생운동권이 사멸한 거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입니다. 과격시위 얼마나 싫어들 하셨는지, 30대 어르신들은 기억이 잘 안나시나봅니다. 운동권이 사멸한 바로 그 이유를 콕 집어 이제와서 왜 과격시위(!) 안하냐, 패기는 어디로 처먹었느냐 따위의 훈수를 듣고 있으면 비위 확 상합니다. 지금 20대들이 처음부터 시위에 시큰둥했는줄 아시나본데, 언제는 과격하다고 까고 언제는 왜 안 과격하냐고 까고,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 by | 2009/06/15 20:06 | 일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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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운동이 점점 조용해져간건 93년 문민정부의 출범과 관계가 있습니다.
오히려 군사정권이면 정치적 쟁점 사안을 단순하게 도출해낼 수 있는데 문민정부들어 정치적 쟁점 사항들이 점점 복잡해져가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관심도 학외보다는 학내 문제로 일시적으로 쏠렸던 시기가 있었고 그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일이라고 봅니다.
96년인가요, 연대 사태 때, 무리하게 밀고 들어오는 경찰력과 정면으로 맞서다가 바리케이트치고 화염병 던지고 머리 깨지고 하는 게 생중계된 이후로 결정적으로 운동권이, 정확하게는 한총련이 쇠락해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osado"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일정수준의 제도적 민주화가 달성되었다는 것이 학생운동이 차츰 잦아들게 된 근본적인 이유지만, 그전까지는 시민들로부터 폭넓게 암묵적인 지지를 받던 운동권이 대중적인 반감을 사게 된 건, 연대 사태 전후로 소위 '폭력시위'와 등치되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